2024. 1. 16. 13:39ㆍ맛있는 집/맛집 식당
부산 음식 하면 떠올릴 수 있는 메뉴 중에 하나가 돼지국밥이다. 그리고 부산인 중에 돼지국밥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자기만의 최애 돼지국밥집 하나 정도는 가지고 있다. 외지인이 오면 자부심을 가지고 추천한다거나 나는 돼지국밥은 이 집 아니면 안먹어 라든지.. 하는 그런 돼지국밥집 말이다. 나도 있는데 예전에 어렸을 때는 (그래봤자 돼지국밥을 20대 때부터 먹었으니까) 서면에 송정3대돼지국밥을 최고로 여기다가 용호동 합천국밥집을 만나고부터는 나의 최애 돼지국밥집은 합천국밥집이다. ‘합천’이라는 지역명이 돼지국밥집 앞에 잘 붙는데 이 곳은 합천돼지국밥집이 아니라 <합천국밥집>이라고 검색해야 정확하게 나온다. 원래 잘되는 동네 맛집이자 부산 맛집이었는데 허영만 식객이 다녀간 이후 손님들은 더 늘어났고 현재는 원래 하던 자리와 더불어 바로 옆에 분점(이라고 하기엔 같이 운영하는 또 다른 장소)이 생겨났다.
돼지국밥은 취향이다. 자신만의 취향이 있다. 어떤 돼지국밥집에 가면 꼬릿한 고기 냄새가 나는 곳이 있는데 그런 곳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나같이 아닌 사람도 있다. 합천국밥집은 고기로 육수를 내어 맑은 국이 이 집만의 시그니처다. 맑다고 우습게 보면 안된다. 양념장 풀리기 전에 국물맛을 보면 안다. 고소하고 구수하고 깔끔하다. 그냥 차처럼 편안하게 마시라고 해도 한 잔 금방 마실것 같은. 아무튼.. 나는 합천국밥집에 가면 고기, 순대, 내장이 한꺼번에 들어간 모듬국밥을 주문한다. 모든 국밥은 따로 국밥이고 동일하게 가격은 1만원. 국밥이 무슨 만원이야 하겠지만 냉면도 요즘 만원 정도 하지 않나? 그리고 나는 주문하기 전에 꼭 고기는 비계로 달라고 한다. 왜냐하면 그건 내 취향이니까.
합천국밥집의 또 하나의 비결은 밥이다. 밥이 진짜 맛있다. 워낙 장사가 잘되니까 소진되는 밥이 많아 그 때 그 때한 밥의 비결도 있겠지만 쌀이 좋은거 같고 또 하나는 밥짓는 기술, 노하우인거 같다. 아무튼 국밥 먹을 때 밥은 거의 먹지 않는데 이 곳의 밥은 너무 맛있어서 국밥의 고기와 건더기 다 건져 먹고 조금 남았을 즈음해서 고기랑 밥이랑 몇 숟갈 먹는다. 나는 밥을 말아 먹지 않는다. 그것 또한 내 취향
비계랑 살코기 비율 보세요. 완벽.
내장은 꼬들꼬들하고 부드럽다. 씹는 맛이 있고 질기지 않고 쫀득쫀득 부드럽다. 고기도 당연히 부드럽고
선지가 많이 들어간 순대. 잡내 없이 촉촉하니 감칠맛이 좋다. 개인적으로 순대를 좋아한다.
이 날은 수육도 주문했다. 수육 소자가 35,000원. 푸짐하다. 고기, 내장, 순대 골고루
합천국밥집의 국밥이 양이 많다. 한 그릇에 들어가는 고기를 접시에 다 펼치면 제법 많은 양이 될거다. 그만큼 국밥이랑 밥 한 그릇 다 먹으면 진짜 국밥가격 1만원이면 싼거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도 나는 밥을 거의 안 먹어서 국밥 내용물 다 먹고 저 수육도 제법 먹었다.
용호동 합천국밥집 주차는 점심시간에는 가게 앞에 잠깐 해도 괜찮다. 주차단속 유예시간에 한해서.
맑은 고기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가 한 가득 들어있는 합천국밥집 꼭 한 번 들러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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